
“나 이모티콘 그려서 돈 벌었어요" 이 말에 또 낚였다
클래스101 강의 목록을 훑어보면 제목부터가 다 이 공식이다. “귀여운 이모티콘을 만들어서 돈 벌기”, “네이버 블로그에 글 올리면서 돈 벌기”. 취미 하나 붙잡고 “~해서 돈 벌기”만 붙이면 클래스101 강의 제목이 완성된다. 몇 년 전 나도 딱 이런 제목들에 낚여서 1년 정기구독을 질렀다. 영어 강의, 아이패드 드로잉, 캘리그래피까지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리고 그 1년 동안 실제로 완강한 강의는? 없다. 정확히 0개다. “이거 하나만배우면 돈 번다”는 말에 넘어가 결제만 하고, 정작 뭘 만들어본 적은 없었다.
방치의 정석 — 왜 나는 배우지 못했을까?
지금 생각하면 이유는 간단했다. 뭐가 좋은 강의인지 전혀 모른 채로, 그냥 “~해서 돈 벌기”라는 제목에 홀려담고 보자는 식으로 결제했기 때문이다. 5,300개가 넘는 강의 목록 앞에서 “일단 아무거나 눌러보자”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안 눌렀다. 재밌는 건 클래스101 스스로도 이 문제를 알고 있다는 거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밝힌 내부 목표(OKR)가 ‘완강율’이 아니라 ‘진도율’이라고 한다. 번역하면 이렇다. “어차피 다 못끝낼 거 압니다, 조금이라도 보면 그걸로 만족하세요.” 이 말을 알고 나니 살짝 씁쓸했다. 나만 못 끝낸 게 아니라, 원래 다들 이렇게 방치한다는 뜻이었으니까. 사실은 시람의 의지력 문제이기도 하지만. 헬스장 1년 끊어 놓고 한 두번 가는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이번엔 순서를 바꿔서 다시 결제했다
그렇게 1년을 날리고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이번에 디지털 노마드 도전을 다시 시작하면서 클래스101도 다시 결제했다. 대신 이번엔 방법을 바꿨다. 온라인부터 무작정 시작하는 대신, 미술학원에 먼저 등록해서 아이패드 프로크레이트 기본기를 손에 익혔다. 그 다음에 클래스101에 들어가니 완전히 달라졌다. 뭘 골라야 할지 이미 감이 있으니, 배성규 아이패드 드로잉 같은 강의를 봐도 “아 이 부분!” 하고 바로 이해가 됐다. 캘리그래피 강의도 몇 개 골라 들었는데, 이번엔 진도가 쭉쭉 나갔다. 순서 하나 바꿨을 뿐인데 몇 년 전 방치됐던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됐다.
기초는 확실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번 구독의 원래 목적이었던 애드센스 강의는, 의외로 기초 부분은 꽤 알찼다. 계정 만드는 법부터 도메인을여러 개 연결하는 방법, 기본적인 설정까지 차근차근 짚어줘서 이건 오랜만에 끝까지 완강했다. 최소한 “뭐부터 해야 하나” 하는 막막함은 이 강의 하나로 확실히 풀렸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정작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유입이 잘 되는 블로그를 어떻게 쓰는가였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구글 입장에서도 사람이 많이 들어오는 블로그에 광고를 걸어야 이득이니, 결국 승인의 핵심은 “얼마나 유입이 잘 되는 콘텐츠를 쓰는가”에 있다. 그런데 이 부분, 그러니까 실제로 유입을 만드는 글쓰기 노하우는 기초 강의엔 없었다. 딱 여기서부터는 개별로 따로 결제해야 하는 유료 심화 강의의 영역이었다. 기초를 잘 다져놓고 나니 오히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건 여기부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구조였다.
몇 년 전과 지금, 뭐가 달라졌나
결국 몇 년 전과 지금의 차이는 딱 하나다. 순서를 바꿨다는 것. 몇 년 전엔 “~해서 돈 벌기”라는 제목에 낚여서 온라인부터 시작해 방치로 끝났고, 이번엔 오프라인에서 먼저 감을 잡고 온라인에서 심화하는 방식으로바꾸니 훨씬 남는 게 많았다. 애드센스도 기초는 확실히 다졌으니, 이제 남은 건 유입을 만드는 블로그를 어떻게 잘쓰고 애드센스 승인을 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