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원에서 배우고 집에 와서 밤새 그렸다
원래 하나에 꽂히면 지겨워질 때까지 하는 편이다. 그래서 금방 실증도 잘 낸다. 성격도 급해서 가르쳐준 것보다 더 찾아서 먼저 해보는 편이고, 해보고 선생님께 질문하고 다시 배우는 식이다. 결과물이 나오는 작업을 좋아하고, 작은 보상이 있으면 더 열심히 한다. 프로크리에이트가 딱 그랬다. 학원에서 첫 수업을 듣고 집에 오자마자 그날 배운 걸 다시 해봤다. 잊기 전에 써봐야 했다. 그렇게 밤늦도록 그림을 그렸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재미있어서 미칠 것 같았다.
그림에 따라 다양한 붓을 써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크레파스 느낌, 수채화, 잉크, 연필 — 붓 종류만 수백 가지가 넘었다. 이 붓 저 붓 눌러보며 각각의 느낌을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설레었다. 내 호기심을 마구 부추기는 도구였다. 어릴 때 크레파스를 쥐고 그림을 그리던 그 감각이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프로크리에이트의 최대 장점 — 실수해도 괜찮다
프로크리에이트를 쓰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수정이 쉽다는 거였다. 아날로그로 그림을 그리면 한번 잘못 그으면 지우개로 지워도 흔적이 남고, 색을 잘못 칠하면 덧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프로크리에이트는 달랐다.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한 번 두드리면 방금 했던 작업이 취소되고,계속 두드리면 이전 단계로 돌아간다. 이상하면 되돌리기, 마음에 안 들면 지우기, 잘 된 부분은 복사해서 채우기. 이 자유로움이 그림 그리는 부담을확 줄여줬다.
레이어 기능도 처음엔 낯설었지만 익히고 나니 없어서는 어렵지 않은 기능이었다. 스케치, 채색, 그림자, 텍스트를 각각 다른 레이어에 작업하면 수정이 훨씬 편하다. 한 부분을 고쳐도 다른 부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날로그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작업 방식이다. 이걸 알고 나서 그림 그리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돈 덜 들이고 배우는 법 — 유튜브와 클래스101 활용하기
미술학원이 가장 빠르지만 사정이 안 된다면 온라인으로도 배울 수 있다. 유튜브는 “프로크리에이트 레이어사용법”, “프로크리에이트 수채화 브러시”처럼 기능 단위로 그때그때 찾아보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고미콩, 빨간고래 같은 채널들은 완성 과정을 보며 영감을 얻기 좋지만 체계적인 기초 학습용으로는 한계가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클래스101이 낫다. 그 중에서 추천할 만한 두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자토의 아이패드 드로잉 클래스다. 일러스트레이터 자토 작가가 직접 진행하는 강의로 클래스101에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검증된 강의다. 프로크리에이트 기본 기능부터 심화 기능까지 빠짐없이 다루고 커스텀 브러시도 제공한다. 인물화보다 일상적이고 따뜻한 감성의 일러스트 위주라 요소 수익화를 목표로 한다면 잘 맞는다.
두 번째는 하리의 프로크리에이트 A to Z 클래스다. 비전공자 출신 작가가 진행하는 단계별 강의로, 기본 기능부터 아기자기한 일상 드로잉과 굿노트 스티커 제작까지 배울 수 있다. 아이패드를 샀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클래스101 연간 구독료 약 19만 9천 원으로 이 두 강의를 포함한 수천 개 강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
프로크리에이트로 할 수 있는 것들 — 취미를 넘어 수익으로
프로크리에이트는 취미로만 쓰는 툴이 아니다. 활용 영역이 생각보다 훨씬 넓다. 일러스트레이터, 웹툰 작가, 캐릭터 디자이너, 패턴 디자이너, 이모티콘 작가, 굿즈 제작자들이 실제로 프로크리에이트로 작업한다. 미리캔버스, 크라우드픽, 어도비 스톡 같은 플랫폼에 올리는 디자인 요소를 프로크리에이트로 만들어 수익을 내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그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다. 학원에서 기본기를 익히고, 집에서 밤새 연습하고, 다음 날 또 새로운 걸 배웠다. 그림이 쌓일수록 욕심이 생겼다. 이걸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이모티콘도 도전해보고, 요소판매도 알아보게 됐다. 가보지 못했던 그 길에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그 도전들을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