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은 전공자만 만드는 줄 알았다 — 수노를 만나기 전까지
음악을 좋아하지만 그저 운전할 때, 공부할 때 좋아하는 가수나 클래식 위주로 듣는 사람이었다. 노래도 잘못 불러 노래방도 좋아하지 않았다. 자꾸 박자를 놓치는 바람에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 그나마 다행인 건 어릴 적 엄마 손에 이끌려 억지로 피아노 학원을 다녀 체르니 30번까지는 배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그러니 “작곡”이라는 단어는 아주 생소한 영역이었고, 내가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멜로디를 만들려면 음악 이론을 알아야 하고, 절대 음감도 타고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 적어도 음악 장르라도 알아야 할 텐데, 내가 아는 음악 장르는 발라드, 댄스, 힙합, 이게 전부였다.
그런데 어느 날 SNS에 올릴 나의 고양이 합성 이미지를 만들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가 파리에펠탑 앞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 여기에 노래까지 있으면 어떨까? 챗지피티에게 그 장면을설명하고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단 한마디에 음악 프롬프트를 딱 내어주었다. 하물며 가사까지. 설마 이런 게 제대로 된 음악이 되겠어 싶었지만, 밑질 게 하나도 없는데 못 해볼 건 뭐지 싶었다.
수노 첫 가입, 첫 곡을 만든 날의 기억 — 버튼 하나로 시작된 설렘
일단 음악을 만들기 위해 수노에 가입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뭔가를 새로 가입한다는 것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넘쳐나는 비밀번호 때문에 요즘 시대를 사는 나의 뇌는 용량 초과가 되어 매번 비밀번호를 까먹다 보니새로 가입한다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랴, 일단 가입하면 몇 곡은 무료로 만들 수 있으니 시험 삼아, 재미 삼아 해보기로 했다.
수노의 음악 만드는 입력창에 챗지피티가 만들어준 가사와 프롬프트를 넣자마자 노래가 나왔다. “Sing for the City”라는 제목의 노래 두 곡 — 1분짜리와 2분 40초짜리, 미국 컨트리 송 같은 노래였는데 너무 그럴듯한 것이었다. 정말 세상이 이렇게 바뀌다니. 이제 가수들, 작곡가들은 뭐 먹고 살지 —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건 너무 오버인가?
재생 버튼을 누른 순간, 그 몇 초가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건 정말 한 곡의 노래였다. 보컬의 목소리, 멜로디, 반주까지 내가 평소 라디오에서 듣던 곡들과 다를 게 없었다. 그 순간 소름이돋았다. 이게 정말 내가 만든 곡이라고? 악보도 못 읽고, 코드도 모르고, 박자도 못 맞추는 내가 곡 하나를 완성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더 잘 만들고 싶어졌다 — 작사 책을 사고 밤새 챗지피티와 음악을 공부한 이야기
첫 곡의 충격이 가시자 욕심이 생겼다. 챗지피티가 만들어준 가사가 아니라 내가 직접 쓴 가사로, 그리고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면 어떤 음악이 나올까 궁금해졌다. 그렇게 작사 책과 수노 AI로 음악 만드는 법을 다룬 책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을 펼쳐놓고 챗지피티와 밤새 음악 장르와 세계의 음악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R&B가 뭔지, 재즈와 소울의 차이가 뭔지, 보사노바는 어떤 느낌인지 — 평생 그냥 듣기만 했던 음악들이 이름과 특징을 가지고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챗지피티는 친절하게 각 장르의 특징과 대표 아티스트, 수노 프롬프트에 쓸 수 있는 키워드까지 알려줬다. 그렇게 하나씩 배워가며 직접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색했다. 내 감정을 글로 옮기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내 안에 있던 이야기들이 가사가되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게 또 이상하게 재미있었다.
결국 유료 결제를 했다 — 수노 1년 구독, 본격 음악 대량 생산 도전기
무료로 만들 수 있는 횟수에 금방 갈증을 느꼈다. 만들고 싶은 곡은 넘쳐나는데 횟수 제한에 걸려 멈춰야 할때마다 너무 아쉬웠다. 결국 수노 1년 유료 결제를 했다. 사실 망설이긴 했다. 이게 진짜 돈이 될지도 모르는데 1년 치를 한 번에 결제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차피 해보기로 한 거, 제대로 해보자는마음이 앞섰다.
유료로 전환하고 나서 제일 먼저 도전한 건 유튜브 카페 플레이리스트였다. 카페 BGM 채널이 인기가 많다길래 분위기 좋은 음악을 대량으로 만들어 올려보기로 했다. 한 번에 여러 곡을 쭉 뽑아보니 뿌듯하기도 하고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퀄리티 차이가 있었다. 어떤 곡은 듣자마자 마음에 들었고, 어떤 곡은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그 차이가 뭔지 알아가는 과정이 또 하나의 공부였다. 급하게 마음먹지 말자. 딱 1년 해보고 더할지 말지 결정하자.일단 지금은 이 순간을 즐겨보자. 이렇게 마음먹고 수노 음악 만들기의 여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