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 피드에서 발견한 재미있어 보이는 ai 음악 공모전
인스타그램을 넘기다가 우연히 “양자 AI뮤직 공모전”이라는 포스터를 봤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여는 공모전인데, 주제가 양자과학이고, AI로 곡을 만들어 제출하면 된다고 했다. 참여 방법도 간단했다. 공모전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파일을 올리거나 바로 녹음하면 되고, MP3나 WEBM 형식이면 됐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었다. AI 유료구독으로 만든 곡이어야 하고, 인증 사진이 없으면 수상이 취소된다고. 수노를 유료로 쓰고 있던 나에게는 딱 맞는 조건이었다. “이건 한번 해봐야겠다” 싶었다.
양자과학이 뭔지도 몰라서 나의 동반자이자 비서 챗지피티와 의논했다.
문제는 양자과학을 하나도 모른다는 거였다. 중첩이니 관측 효과니 하는 단어는 들어봤지만 정확히 뭔지 설명하라면 못 했다. 그래서 평소 쓰던 RUHAIN MUSIC MASTER PRO 프로젝트를 열어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다. 대답은 의외로 쉬웠다. 원자보다 작은 세계에서는 우리가아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 동시에여러 상태로 존재하기도 하고, 관측하는 순간 하나로 결정되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결된 것처럼 반응한다는 것. 개념 하나하나를 감성적인 문장으로도 바꿔줬는데, “네가 나를 바라본 순간, 나는 비로소내가 되었어” 같은 표현을 보니 딱딱한 과학 용어가 갑자기 사랑 노래 가사처럼 느껴졌다.
공모전 목표와 조건으로 컨셉을 잡아라
공모전은 과학을 쉽게 노래로 이해하는 것이다, 양자의 가능성과 과학의 흥미를 느낄 수 있다면 오케이. 노래 장르도 댄스, 트로트, 발라드였다. 과학과 발라드라니 좀 의아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대만 드라마 상견니도 양자와 관련된 스토리가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발라드도 가능하겠다. 챗지피티와 논의를 하면서 알게됐다.
1. 중첩(Superposition)
동전을 던지기 전에는 앞면과 뒷면의 가능성이 모두 있는 것처럼, 양자는 여러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것처럼 행동이고 “널 사랑하는 나와 잊은 내가 동시에 존재해.” 같은 표현이 가능하다.
2. 관측 효과(Observer Effect)
관측하기 전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관측하는 순간 하나로 결정 “ 네가 나를 바라본 순간, 나는 비로소 내가 되었어.”로도 표현할 수 있다.
3.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멀리 떨어져 있어고 마치 한 몸처럼 연결된 상태
사랑 노래에는 “ 수천 킬로 떨어져도 같은 심장이 뛰는 것처럼.” 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4. 확률의 세계
양자의 세계에는 “반드시 이렇게 된다.” 보다 “이럴 가능성이 있다.” 가 더 중요
그래서 운명이나 선택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발라드 대신 트로트를 선택한 이유
처음엔 발라드가 무난할 거라 생각했다. 양자 얽힘을 “멀리 있어도 연결된 사이”로, 중첩을 “선택하기 전의수많은 가능성”으로 풀면 충분히 감성적인 발라드가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개념들을 아예 사람처럼 의인화해서 트로트로 만들면 더 귀에 쏙 박힐것 같았다. 어떨지 챗지피티에게 물어봤고, 트로트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답을 듣고 트로트로 방향을 정했다. 트로트는 원래 사랑도, 바람도, 운명도 다 사람처럼 말을 붙이는 데 능숙한 장르이기 때문이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중첩을 “갈까 말까 고민 많은 친구”로, 얽힘을 “멀리 있어도 떨어지지않는 친구”로, 전자를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말썽꾸러기”로, 빛을 “세상에서 제일 빠른 우체부”로. 과학 개념이 갑자기 동네에 사는 캐릭터들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태어난 ‘양자마을’
이 방향을 확정하고 나서 받은 결과물이 ‘양자마을’이라는 가사였다. 전자 총각이 바쁘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중첩 아가씨는 여기 갈까 저기 갈까 고민하다가 보고 나면 하나로 정해진다는 내용을 트로트 특유의 흥겨운 추임새(“얼씨구”, “얼쑤”)로 풀어낸 가사였다. “작은 세상, 큰 미래를 오늘도 열어간다”는 마무리 구절도 마음에 들었다. 양자과학이라는 어려운 주제가 마을 사람들 이야기로 바뀌니, 설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개념이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직접 다시 가사를 수정해서 좀더 노랫말처럼 만들었다, 이제 이 가사를 실제로 수노에 넣어곡으로 완성하는 일만 남았다. 그 결과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