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트로키드에 올렸다고 끝이 아니었다 — 아티스트 페이지가 따로 있다
디스트로키드에 음원을 등록하면 다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음원이 스포티파이에 올라가도 그건 그냥 음원이 하나 올라간 것뿐이다. 아티스트로서 제대로 된 페이지를 갖추려면 각 플랫폼에 별도로 아티스트 등록을 해야 했다.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 애플뮤직 포 아티스트, 유튜브 공식 아티스트 채널 — 각각 따로 신청하고 인증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티스트 페이지가 있어야 프로필 사진과 소개글을 넣을 수 있고, 팬들이 아티스트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제대로 된 페이지가 뜬다. 스포티파이의 경우 에디토리얼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피칭할 수 있는 기능도 아티스트 등록 후에야 쓸 수 있다. 음원을 올리는 것과 아티스트로 자리 잡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이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 몰랐으니 또 하나씩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 — 한국어로 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행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potify for Artists)는 artists.spotify.com에서 가입할 수 있다.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어서 메뉴를 이해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다. 실시간 글로벌 청취 통계, 팬층 구축, 커리어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
등록 방법은 이렇다. 디스트로키드 대시보드에서 상단 메뉴의 Special Access를 클릭하면 스포티파이 포아티스트 신청 버튼이 있다. 디스트로키드를 통해 신청하면 비교적 간편하게 연결된다. 단, 음원이 스포티파이에 먼저 올라가 있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승인이 나면 프로필사진을 올리고, 소개글을 쓰고, 대표 곡을 지정할 수 있다. 전 세계 국가, 도시, 성별, 나이, 스트리밍 발생 형태, 음원별 통계 등 세분화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내 음악이 어느 나라에서 얼마나 들리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긴 한데, 여기도 뭔가를 홍보하라고 자꾸 메일도 오고 아티스트 앱에 뭔가가 있는데 모르겠다. 또 공부하고 알아 봐야하는데 음악 만들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여길 손 대고 싶지 않다. 꼭 필요하다 느끼면 언젠가 하지 않을까.
애플뮤직 포 아티스트와 유튜브 공식 아티스트 채널 —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포티파이가 끝이 아니었다. 애플뮤직 포 아티스트(Apple Music for Artists)도 따로 등록해야 했다. artists.apple.com에서 신청할 수 있고,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스포티파이와 마찬가지로 음원이 먼저 올라가 있어야 하고, 아티스트 이름으로 신청하면 인증 과정을 거쳐 승인이 난다. 승인까지 며칠이 걸리기도 했다. 수익 세분화를 보면 애플 뮤직이 꽤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 이건 순수하게 내 개인적인 견해다.
유튜브 공식 아티스트 채널(OAC)은 조금 달랐다. 음원유통사를 통해 음원을 발매하면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아티스트 채널을 생성한다. 이 자동 생성된 채널과 내가 직접 개설한 유튜브 채널을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 작업은 내가 직접 할 수 없고 유통사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두 채널이 통합되면 양쪽에 분산돼 있던조회수가 하나로 합쳐지고 채널명 옆에 음표 기호가 붙는다. 승인까지는 일주일 조금 넘게 소요됐다. 모르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화면을 스크린샷해서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다. 한 단계씩 넘어갈 때마다 에휴 소리가 나왔지만 결국엔 다 됐다.
내 이름이 플랫폼에 뜨던 날 — 음악가 RUHAIN의 탄생
스포티파이에서 RUHAIN을 검색했을 때 처음으로 내 아티스트 페이지가 뜬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프로필사진이 올라가 있고, 내가 만든 곡들이 줄지어 있고, 팔로우 버튼까지 달려있었다. 애플뮤직에서도, 유튜브뮤직에서도 같은 화면이 펼쳐졌다.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물론 팔로워가 갑자기 몰리거나 스트리밍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현실은 냉정하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시작했다는 것,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 — 그게 나에게는 가장 큰 성과였다.
나의 완성된 음악이 궁금하다면 유튜브나 스포티파이에서 RUHAIN을 검색해보자. 직접 만든 곡들을 풀버전으로 들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