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4 헤어진 애인을 위한 배경음악을 만들어봤다 — O.S.T 작사 수업에서 배운 것들 O.S.T는 내가 아니라 화면을 위해 쓰는 가사다 이번 수업의 첫 문장이 뇌리에 박혔다. 음악이 영상보다 강하게 들리면, 그건 이미 잘못된 O.S.T라는 것. 지금까지 배운 가사 쓰기는 전부 ‘내 감정을 어떻게 잘 표현할까’였는데, O.S.T는 반대였다.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 흐름을 방해하면 안 된다. 음악이 주인공이 아니라 영상과 어울리는 음악이 되는 게 먼저다.처음엔 이게 답답하게 느껴졌다. 내 개성을 죽여야 하나 싶어서. 그런데 곱씹어보니 오히려 더 어려운 작업이었다. 내 감정이 아니라 남의 감정을, 그것도 아직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 속 인물의 감정을 대신 상상해서 써야 하니까. 드라마는 대본이 1~2회분밖에 안 나온 상태에서 결말도 모른 채 곡을 붙여야 한다는 걸 배우고 나니, 그동안 드라마 볼.. 2026. 7. 20. 너무 더워서 노래를 만들었다 — 트렌드 음악과 작사 수업에서 배운 것들 대중음악 가사의 특성 — 시대를 담아야 살아남는다. 대중음악 가사에는 세 가지 특성이 있다. 대중성, 사회성, 통속성이다. 대중성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다는 것이고, 사회성은 그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통속성은 삶과 사랑, 이별처럼 인간의 가장가까운 소재를 다룬다는 것이다.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담은 가사가 오래 살아남는다. 70년대 송창식의 고래사냥이 지금도 불리는 이유, 90년대 서태지의 난 알아요가 여전히 회자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시대를 담으면서도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이별, 그리움, 사랑. 소재는 늘 같지만 어떤 화법으로 풀어내느냐가 가사의 개성을 만든다.수업을 들으면서 이 말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소재가 문제가 아니라 화법이 문제라는 것. 이별 노.. 2026. 7. 19. 가사를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 — 퇴고와 자가 점검으로 내 가사를 프로처럼 다듬는 법 퇴고란 무엇인가 — 쓰는 것보다 고치는 게 더 중요하다 좋은 가사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나오지 않는다. 수많은 수정과 퇴고를 거쳐서 완성된다. 퇴고란 이미 쓴 글을다시 읽고 고치는 과정이다. 작사에서 퇴고는 쓰는 것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과정이다.많은 사람들이 가사를 다 쓰고 나면 완성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 작사가들은 처음 쓴 가사를 절대 완성본으로 내놓지 않는다. 최소 3번 이상 읽고 고친다. 첫 번째 퇴고는 내용이다. 이야기가 논리적으로 이어지는지, 화자와 청자가 일관되게 유지되는지, 플롯이 제대로 흐르는지 확인한다. 두 번째 퇴고는 언어다. 발음이자연스러운지, 어휘가 캐릭터와 맞는지, 진부한 표현은 없는지 점검한다. 세 번째 퇴고는 음악이다. 실제로멜로디에 얹어보거나 소리 내어 .. 2026. 7. 17. 가사 속 캐릭터를 설계하라 — 같은 사랑 이야기도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는 가사의 소재 — 사랑과 이별 수십 년 넘는 가요의 역사를 돌아봐도 대중이 가장 사랑하는 소재는 변하지 않는다. 바로 사랑과 이별이다. 다양한 가치관과 사상을 가진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공통분모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감정이 사랑과 이별 앞에 선 남녀의 감정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왜 어떤 사랑 노래는 수십 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어떤 사랑 노래는 나오자마자 잊혀지는 걸까. 문제는 사랑과 이별이라는 소재 자체가 아니다. 어떤 화법으로 풀어내느냐가 곡의 개성을 좌우한다. 같은 사랑을 써도 누가 말하느냐, 어떤 상황에서 말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가사가 된다.아주 간단한 예가 있다.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다”와 “사랑한다는 말을 안했다”. 이 두 문장은 얼핏 비슷해보이.. 2026. 7. 16. K팝 가사는 왜 영어가 섞여 있을까 — 가사 속 외국어 코드스위칭의 비밀 코드스위칭이란 무엇인가 — K팝 가사의 숨겨진 전략 K팝 가사를 들어보면 한국어와 영어가 자연스럽게 뒤섞여 있다. BTS, 블랙핑크, 뉴진스 모두 마찬가지다. 이것이 단순히 영어가 멋있어 보여서일까? 아니다. 여기에는 코드스위칭이라는 언어학적 전략이 숨어있다.코드스위칭이란 하나의 문장이나 대화 안에서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교체해 사용하는 현상이다. K팝에서는 주로 한국어 가사 중간에 영어 단어나 영어 구절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의도된 작사 전략인 이유가 있다. 우선 한국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다. “I love you”와 “사랑해”는 같은 말 같지만 완전히 다른 감정의 무게를 가진다. 영어는 더 가볍고 팝적인 느낌을 주고, 한국어는 더 진.. 2026. 7. 15. 가사 속 화자를 설정하라 —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가사가 완전히 달라진다 화자란 무엇인가 — 가사 속 목소리의 주인공 소설에 서술자가 있듯 가사에는 화자가 있다. 화자란 시나 가사에서 말하는 주체, 즉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작사가 자신일 수도 있고, 가수가 연기하는 캐릭터일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제3의 인물일 수도 있다. 화자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같은 이야기도 완전히 다른 가사가 된다.화자 설정에서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시점이다. 1인칭 시점은 내가 직접 말하는 것이다. “나는 너를 사랑해”처럼. 가장 직접적이고 감정이 진하게 전달된다. 2인칭 시점은 상대방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너는 왜그랬어”처럼. 듣는 사람이 마치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3인칭 시점은 제3자가 관찰하는 것이다. “그녀는 오늘도 그 카페에 앉아 있었다”처럼. 객관적이고 영화 같.. 2026. 7. 14. 이전 1 2 3 4 5 6 ··· 8 다음